“샘, 제가 기억해 드릴게요!”

“샘, 제가 기억해 드릴게요!”



(이 글은 인천에 있는 한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한 생활지도원의 글로서,
시대상을 그대로 느끼도록 원문 그대로 싣습니다.)


언젠가 2층 로뎀홀에서 태경 샘, 은혜 샘을 비롯해
드림방의 박현철 아동(가명)과 함께 있을 때였습니다.

외장하드와 컴퓨터 등의 대화를 나누던 중,
얼마 전 제가 컴퓨터 포맷을 하다가
실수로 옛날 사진들을 모두 지우는 바람에,
젊었을 때의 소중한 추억이 모두 날아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덧붙였습니다.
“누가 봐주거나 기억해 줄 사람도 없는데 어때요?
내가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어져도 괜찮지.”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현철이가 저를 꾹꾹 찌르더니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다른 선생님은 들리지 않게 아주 작은 소리로 말합니다,

“샘, 제가 기억해 드릴게요.
제가 있잖아요.“

순간! 생각지 않은 현철이의 말에,
전 말도 표정도 가슴도
얼음이 되어 정지되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제가 담당교사도 아닌데,
절 기억해 준다고 말하는 것이 무척 고마웠습니다.

제가 많이도 예뻐하는 우리 말썽꾸러기 현철이...
현철이가 아파할 때 옆에서 함께 하려고 노력했지만,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많은 미련과 아쉬움이 남던 아이인데...

그런 아이가 제게 속삭입니다.
자기가 저를 기억해 주겠다고...

한동안 현철이를 바라보다
“고마워.”라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얼마 있으면 현철이가 퇴소합니다.
퇴소한 후에도 현철이는 절 기억해 주겠죠?
저 역시 현철이를 잊지 않고 자주 찾아볼 겁니다.

- 하지영(생활지도원) / 해피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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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로 기억된다는 것,
참으로 큰 행복입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을 떠올려 보세요 -